무슐랭가이드 [서울/신수동] 3번 먹어야 맛을 깨닫는 신수동 국떡
일단
내부 모습에 한번 놀랬다.
일단 나를 반겨준 것은
산더미처럼 쌓여져 있는 설거지들
21세기에
이런 스타일로 장사를 하는 곳이 여전히도
성업중이라는 것 또한 이 집에 대한 기대감을
묘하게 증폭시키고 있었다.
정말 이 혼돈의 카오스 같은
싱크대
나의 어린시절이 그대로
박제 된 듯한
허름한
하지만 요새말로 빈티지한 감성이 묻어나는
인테리어
는 개뿔
시간이 멈춘듯한 내부는 정말 끝없이
맛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
괜시리
이 집에 대한 전설적인 스토리만
더욱 부각 되었다.
이 집 떡볶이를 먹는다는 기쁨에
도취된 지인은
" 옛날에 한번 왔더니 40인분을 어떤사람이 포장했갔네"
마네 하며
온갖 전설적인 얘기를 늘어놓는다.
자리에는 소금인지, 미원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종지 하나가 놓여져있었다.
이런류의 집 분위기 답게 메뉴판 따윈 개나 줘버리고
심지어 주문 조차
자기들끼리만 알 수 있는 은어같은 말로 주문을 주고 받았다.
모르는 놈은 주문도 못한다.
난 마치 어느 중동의 식당에 앉아있는
이방인 마냥, 주문도 못하고 눈치만 보면서
어찌 주문하는지 눈치만 보고
지인이 능숙하게 주문을 한다.
그리고 곧 테이블 셋팅
젓가락 따윈 없다
가위와 수저
뭘까?
그리고 드디어 나온 떡볶이
이 집 떡볶이가 그렇게 맛있다고?
도무지 비쥬얼만 놓고보면 먹고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 비쥬얼이다.
벌써 보기만 해도 맛없을것 같다.
난 과연 이 집의 맛을 깨닫는 승자가 될 것인가
미식거린다며 토하는 패자가 될 것인가.
운명의 시간
지인은 가위를 들고
비장하게 떡볶이를 미친듯이 조사버리더니
계란/오뎅마저 비정할정도로 조사 놓는다.
그리고 마치
먹는 법 모르네
시전을 하는 오지랖 넓은
어느 시장의 아주매 마냥
수저로 퍽퍽 퍼먹더니
곧
바닥을 드러낸 접시
이 떡볶이를 먹는 동안에도
끊임없이 사람들이 밀려들어왔고
지인처럼 추억을 느낄려고 오랜만에
찾은듯한 20대 여자들이며
온갖 사람들이 밀려들어온다.
그리고 진짜로
30인분 정도 포장해 가는 사람도 있었다.
이 집 떡볶이에 대한 간단한 소감 몇줄로
맛에 대한 평과 내 기분을 대신 해보겠다.
첫맛은 뭐 이런 개떡 같은 맛이 다있어
계속 먹으면서도 정말 너무 좆같은 맛에 할말을 잃었다.
주인 아주머니도
" 처음온 사람들은 입에 안맞아"
라고 후렴구를 외치자
지인 역시
" 한 세번은 와서 먹어봐야 맛을 알지 "
라며 피쳐링을 한다.
난 후자였다.
도무지 이 집의 떡볶이 맛이 무슨 맛인지
도무지 알수가 없었다.
이게 정말 앞으로 두번만 더 먹으면
마약처럼 계속 먹게될 맛이란 말인가.
결국
미스테리만 남겨둔채
지인으로부터
" 앞으로 두번 더 와봐야겠네 " 라는 소리를 들으며
떡볶이 집을 나서야만 했다.
정신이 아득해져온다.
이 것이 숙명인가.
문을 나서는데 입구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
떡볶이를 보니 아까 맛이 떠올라서
실신 할 것 같은 기분이다.